날 것의 세상에서 한 발 떨어진 곳에서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고 있다. 햇빛조차 유리창을 한 번 거쳤다가 내 방으로 들어온다. 단조로운 집안일과 음식과 음악과 글들, 그리고 사진과 그림들. 오늘, 앙다문 입술 사이로 마음 속으로 억누르고 있었던 "외롭다"는 말이 새어나왔다. 그 말은 내 신체의 근육과 피를 모두 뽑아내어 길가에 늘어놓고 구경거리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제 이것은 나의 수치와 분노가 되어 다시 걷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어찌하지 못하는 상황을 주관적이라고 치부하고, 다시 "단독자"를 되뇌이면서. 내 붉은 피를 검게 변색시킨 기억들을 뜯어내면서. 고통이 끝나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