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마음이 답답하여 혼자 산에 올라갔다. 흐느적거리는 몸을 끌고 정상까지 닿긴 오랜만이라 무언가 다른 것이 보일까 싶어, 다른 것에 기댈까 싶었다. 기약없는 희망은 항상 헛된 법이라, 어느새 아무 생각없이 걷게 되었다 - 그렇게 된 듯 싶다. 이어폰을 귀에 꽂지 않았다. 많은 소리들이 들렸다. 숲에서 꿩이 뒤뚱거리며 몸을 숨겼고, 청설모는 나무 사이를 투닥거리며 오르내렸다. 겨울이 다가올수록 짐승들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근 한 시간을 걸어 도착한 정상에서 맞는 햇빛이 더이상 뜨겁지 않았다.